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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집필 상황과 줄거리, 해설

by 르네샤 2023.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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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은 러시아의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가 집필한 소설이다. 총명하지만 가난한 라스콜리니코프가 비범한 자신은 세상을 위해 사회를 심판할 자격이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사건을 일으키지만 죄의식에 괴로워하다가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소냐를 만나 감화되고 자수하여 인간성을 회복해가는 이야기이다.

 

 

작가의 집필 상황과 배경

 

<죄와벌>의 작가인 러시아의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가 시베리아에서 유배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첫 번째 아내 마리아는 몸져누워있었다. 아내의 간병으로 지친 도스토예프스키는 내연녀와 여행을 떠나기로 하는데, 여행지에 먼저 도착한 내연녀는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연 관계를 이어나갔지만 이번에는 도박에 빠진 도스토예프스키에게 질린 내연녀가 떠나간다. 뒤이어 아내 마리아와 형 미하일이 세상을 떠나고 형이 창간한 잡지도 폐간 위기에 놓이면서 막대한 빚을 진다. 실의에 빠진 그는 악덕출판업자와 계약한 돈으로 더 큰 도박 빚을 지게 된다. 이렇게 절망적인 상황에 빠진 작가가 집필한 것이 <죄와 벌>이다. 이 책의 초고는 1인칭 형식으로 범죄 심리 보고서처럼 쓸 예정이었으나 등장인물이 한정적이었고, 본 작품을 구상하기 전에 도스토예프스키가 집필했던 중편 소설을 통합하기로 하는데 이때 추가된 것이 마르멜라도프와 스비드리가일로프이다. 두 인물 모두 작중에서 제법 분량과 역할이 있는 캐릭터라는 점을 생각하면 초고에서 제법 변화가 있는 셈이다. 이때까지도 1인칭 형식이었으나 잡지에 연재하기 직전에 초고를 모두 뒤집고 3인칭 화자 시점으로 서술했다고 한다. 이 소설은 실화를 모티브로 쓰인 것인데 모스크바 상인의 아들이 금품 갈취를 목적으로 노파 두 명을 살해한 사건이 바탕이 되었다고 한다. 소설이 연재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첫 황제 알렉산더 2세 암살 미수 사건이 일어났는데 도스토예프스키는 훗날 이 사건을 모티브로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집필한다.

 

 

줄거리

 

러시아의 수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총명하지만 학비를 마련하지 못해 대학에서 제적당한 가난한 청년 라스콜리니코프는 자신이 비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악명 높은 전당포 노파 알료나에게 돈을 빌리려다 천시당하는데 노파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악덕하게 대한 것을 알게 된다. 비범한 자신은 세상을 위해 직접 심판해도 된다는 생각에 알료나를 도끼로 살해하고 돈을 훔치는데 그 과정을 목격한 죄없는 리자베타까지 살해하고 만다. 그는 죄의식에 괴로워하다가 경찰이 노파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는 의식을 잃는다. 그러던 중 여동생의 약혼자인 루진이 나타나는데 졸부인 루진을 수상하게 여긴 라스콜리니코프는 그를 쫓아낸다. 어느 날 마차에 치인 마르멜라도프를 만나고 전재산을 들여 그를 간호하지만 마르멜라도프는 결국 숨을 거둔다. 하숙집으로 돌아가니 부자인 루진이 일가족을 구원해줄 것이라 기대했던 어머니는 라스콜리니코프가 무례하게 행동해서 루진의 마음이 상했을까 걱정하며 여동생 두냐와 함께 찾아왔고, 라스콜리니코프는 두 사람을 마주하자 죄의식이 되살아나 쓰러진다. 이때 예심판사 포르피리가 찾아와 잡지에 실린 라스콜리니코프의 논문에서 살인을 긍정하는 대목이 있다며 실제로 살인을 한 적이 있는지 추궁하고, 이후 살인자라는 환청까지 듣는다. 라스콜리니코프는 마르멜라도프의 딸이자 생활고로 창부가 된 소냐를 찾아가 성서를 읽어달라고 부탁하고는 한다. 두냐에게 차인 루진은 악의를 품고 소냐를 도둑으로 몰려고 하는데 주위의 증언으로 소냐의 결백이 밝혀지고 그녀를 뒤따라 간 라스콜리니코프는 결국 전당포 노파를 살인한 죄를 고백한다. 이후 포르피리가 재차 삼차 나타나 자수해서 형량을 낮추자고 권유하자 궁지에 몰려 죄의식을 견딜 수 없게 된 라스콜리니코프는 생을 마감하려 하지만 유배지까지 따라가겠다는 소냐의 말에 자수를 결심한다. 소냐는 약속대로 그동안의 선행과 자수 등을 참작해 시베리아 유배 8년형을 받은 라스콜리니코프를 따라가고 성실한 그녀의 태도에 라스콜리니코프는 사랑을 느낀다.

 

 

해설과 평가

 

이 책에서 총명하지만 가난한 대학생이었던 라스콜리니코프가 비범한 자신은 세상의 질서를 위해 사회에 심판을 내릴 자격이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악덕한 전당포 노파를 죽이고 훔친 돈을 세상에 나눠줄 생각이었으나 살인을 목격한 여동생까지 살해하는 바람에 죄의식에 괴로워한다. 사실 라스콜리니코프의 동기는 돈이 아니었고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다른 비범한 사람이라는 데서 비롯되었는데 도스토예프스키는 이러한 맹목적인 자기 합리화를 비판하고 있다. 또한, 노파와 달리 라스콜리니코프와 인연도 원한도 없는 동생에게 해를 끼친 순간 라스콜리니코프의 신념에도 금이 간 것이다. 일각에서는 동생이 목격한 사실을 알았을 때 자수하지 않고 자기 보호를 위해 추가 범행을 저지름으로써 스스로 자신이 범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좌절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라스콜리니코프보다 비참한 처지에 있는 소냐가 가족을 위해 희생하면서도 원망하지 않는 희생을 보고는 감화되어 마침내 자수하는 등 인간성을 회복해가는 과정 또한 보여주는 소설이다. 위대한 사상가로 칭송받는 도스토예프스키답게 주인공의 행동을 합리화하고 빈곤한 대중과 신앙 등 다양한 철학적 가치를 다루며 논리의 모순과 현실과 이상의 괴리 등을 담아냈다. 예심판사 포르피리가 사건을 추궁하는 모습과 이에 명석한 두뇌로 반론하는 라스콜리니코프의 모습을 흡사 추리소설같다고 평가하는 의견도 있으나, 사건 자체보다는 사건을 실행한 주인공의 신념과 사상, 생각 등에 중점을 둔 심리소설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당시 러시아의 시대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데, 극심한 빈부격차와 퇴폐적인 문화가 작품 전반에 짙게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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